수비수에게 '우아하다'는 표현은 좀처럼 붙지 않습니다. 알레산드로 네스타는 흔치 않은 예외였습니다. 몸을 던지기보다 미리 각도를 잡아 상대의 다음 동작을 지워버리는 스타일이, 거친 자리에서도 군더더기 없어 보이게 만들었습니다.
라치오 유스 출신으로 스무 살에 주장 완장을 찼고, 1998-99시즌 컵위너스컵 우승을 이끌며 로마 절반을 자기 편으로 만들었습니다. 2002년 AC 밀란으로 옮긴 뒤에는 파올로 말디니와 중앙 수비를 함께 서며 2003년과 2007년 두 차례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들어 올렸습니다.
그의 커리어를 가장 많이 갉아먹은 건 상대 공격수가 아니라 부상이었습니다. 2006년 월드컵 우승 멤버였지만 조별리그 도중 종아리 부상으로 대회를 일찍 떠나야 했고, 이런 이탈은 커리어 내내 반복됐습니다.
그럼에도 정상 컨디션일 때의 수비만큼은 세대를 통틀어 손꼽힌다는 평가가 흔들린 적은 없습니다.